썩어버린 작은 연못... 정말로 맑은 연못은 만들 수 없을까요?

이런 저런 이야기 2004. 3. 12. 21:37

작은 연못(노래-양희은)

오늘은 왠지 이 노래가 입가에서 떠나지를 않는군요...
썩어들어간 연못... 정말 맑은 연못은 만들 수 없는걸까요?
오늘 텔레비전을 부술 뻔 했습니다. 텔레비전을 내려치는 소리에 아이가 놀라 자지러졌습니다. 아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내가 미친 것인가요? 아니면 깨끗했던 연못을 썩어가게 한 두 붕어가미친 것인가요?

아이는 이제 엄마와 함께 고요히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정말로 깨끗한 연못을 남겨주고 싶은데...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붕어 두마리 서로 싸워 한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그 놈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연못 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깊은 속에 가라 앉으면
길 잃은 꽃사슴이 산 속을 헤메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메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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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곳으로 이사한 후에...

이런 저런 이야기 2004. 3. 7. 16:42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해 왔습니다. 이곳은 강원도 정선의 고한이라는 곳입니다. 강원도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강원랜드 카지노가 있는 곳이라면 쉽게 아시겠지요.

새로 발령 받아 온 곳이 고한여자중학교입니다. 이곳도 전에 근무하던 미탄중학교와 마찮가지로 3학급의 아주 조그만 학교입니다.

2월 말에 발령을 받고 이사하고, 집안 정리하고, 개학하여 학교에 적응하느라고 이곳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네요...

이곳 고한에는 다른 곳도 마찮가지겠지만 눈이 엄청나게 많이 내렸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이 고한읍내에서도 한참 높은 언덕위에 있는 아파트여서 눈이 내리니 꼼짝도 못하겠더군요. 올라오는 길의 경사가 거의 45도나 됩니다. 차를 가지고 움직일 수가 없네요... 어제는 먹을거리가 다 떨어져 눈길을 헤집고 저 혼자서 장에 내려갔다 왔습니다. 아주 필요한 먹을거리만 사가지고 올라오는데도 무척 힘이 들더군요...

아직새로운 학교에서의 완벽하게 적응하지는 못했지만 빨리 적응해서 저의 블로그에도 신경을 좀 쓰며 새로운 글들을 쓰고 좋은 님들과 대화를 나누었으면 합니다.그런데 제 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사진을 많이 찍어 올리려고 해도 올릴 수 가 없네요. 빨리 고쳐야 하는데, 고장난 부위가 셔터라서 쉽게 고칠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제 눈은 그친 듯 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일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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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구두 광을 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2004. 2. 16. 23:11

오늘 졸업식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앨범도 모두 만들었고, 상장과 선물, 장학금까지 모두 준비가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다 준비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학교의 선생님들 모두가 도와주셨죠. 특히나 장학금 부분은 교감선생님께서 많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우리 학교같이 조그만 학교에서, 졸업생 전체라고 해야 15명에게장학금으로 모두 300만원을 주면 대단한 것 아닌가요? 모든 졸업생들에게 평균적으로 20만원의 장학금이 돌아가니 아마 도시의 큰 학교라고 해도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모든 학생이 장학생이지요.

전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졸업식을 준비하고 생활기록부를 정리하면서 이 조그만 산골의 우리 아이들이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졸업식 카탈로그를 만드는데 우리 아이들이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아온 것을 정리하다보니 학교에서 해준것보다 넘쳐나서 주로 아이들이 받아온 대외상으로 카탈로그를 채웠습니다. 만들면서도 어찌나 자랑스럽던지...

내일이면 우리 학교의 3학년들, 저의 또 다른 자식들이 졸업을 하고 학교를 떠나갑니다. 전 아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앨범 속에 넣어 두었습니다. 앨범은 저 혼자 만든거니얼마든지 넣을 수 있겠지요?

항상웃으며 생활하라는 것과(우리 반 급훈이 `웃자! 웃자! 웃자!`입니다), 꿈을 잃지 말고 생활하고, 10-20년 쯤 뒤에 다시 만났을 때는 그 꿈을 이루고 또 다른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고요... 저의 작은 소망이기도 합니다.

내일 저의 1년 농사, 아니 평창 미탄에서의 3년 농사를 모두 마무리 짓는 날입니다. 대풍은 거둘 수 없지만 항상 알찬 곡식처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최소한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꿈을 꼭 이루었으면 합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의 꿈이겠지요?

내일의 졸업식을 위해 조금전에 오랫동안 신지 않던 검정 구두를꺼내 구두약으로 열심히 광을 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구두를 닦은 것 같네요. 내일이면 멋진 정장(옷걸이가 시원치 않아서 좀 그렇지만...작년 10월 3일(개천절) 전까지만 해도 정장하고 잘 어울리지 않는 꽁지머리 하고 다녔지요... ^_^)을 입고, 아이들과 만나려고 합니다. 아이들도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 주겠지요?

졸업식 후기는 졸업식이 끝난 다음에 올리지요... 아마도 내일은 못올리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술을 좀(?) 마실 것 같거든요... 하하...^_^

오늘도 편안한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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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앨범을 만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2004. 2. 9. 15:33

지금 프린터는 계속 앨범을 찍어내고 있습니다.

강원도 평창의 산골짜기 전교생 42명의 산골의 조그마한 중학교...

업체에 맡기기에는 너무도 적은 학생수 때문에 직접 학교에서 앨범을 만들고 있답니다. 벌써 3년째 이 일을 하고 있네요.

이곳 미탄에 온지도 벌써 3년이 되어 갑니다.

도시에서 근무하다가 이곳에 와서 정말로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뭔가 더 해주고 싶은 욕심은 많은데 제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3년이었습니다.

이제 이곳 미탄을 곧 떠날때가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만드는 마지막 앨범을 만들고 있지요. 졸업하는 아이들이 앨범을 보고 좋아했으면 좋겠네요.

이제 한권 인쇄가 끝났군요. 이제 2권을 만들었군요. 앞으로 20권 정도를 만들어야 하니 힘이 좀 들겠네요... 저도 그렇지만, 프린터가...

위의 사진은 우리반 아이들과 접니다(오른쪽 끝이 접니다).17일에 졸업을 하지요. 조촐하지요? 15명이니... 아이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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