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오랜만에 구두 광을 내면서...
오늘 졸업식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앨범도 모두 만들었고, 상장과 선물, 장학금까지 모두 준비가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다 준비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학교의 선생님들 모두가 도와주셨죠. 특히나 장학금 부분은 교감선생님께서 많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우리 학교같이 조그만 학교에서, 졸업생 전체라고 해야 15명에게장학금으로 모두 300만원을 주면 대단한 것 아닌가요? 모든 졸업생들에게 평균적으로 20만원의 장학금이 돌아가니 아마 도시의 큰 학교라고 해도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모든 학생이 장학생이지요.
전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졸업식을 준비하고 생활기록부를 정리하면서 이 조그만 산골의 우리 아이들이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졸업식 카탈로그를 만드는데 우리 아이들이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아온 것을 정리하다보니 학교에서 해준것보다 넘쳐나서 주로 아이들이 받아온 대외상으로 카탈로그를 채웠습니다. 만들면서도 어찌나 자랑스럽던지...
내일이면 우리 학교의 3학년들, 저의 또 다른 자식들이 졸업을 하고 학교를 떠나갑니다. 전 아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앨범 속에 넣어 두었습니다. 앨범은 저 혼자 만든거니얼마든지 넣을 수 있겠지요?
항상웃으며 생활하라는 것과(우리 반 급훈이 `웃자! 웃자! 웃자!`입니다), 꿈을 잃지 말고 생활하고, 10-20년 쯤 뒤에 다시 만났을 때는 그 꿈을 이루고 또 다른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고요... 저의 작은 소망이기도 합니다.
내일 저의 1년 농사, 아니 평창 미탄에서의 3년 농사를 모두 마무리 짓는 날입니다. 대풍은 거둘 수 없지만 항상 알찬 곡식처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최소한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꿈을 꼭 이루었으면 합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의 꿈이겠지요?
내일의 졸업식을 위해 조금전에 오랫동안 신지 않던 검정 구두를꺼내 구두약으로 열심히 광을 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구두를 닦은 것 같네요. 내일이면 멋진 정장(옷걸이가 시원치 않아서 좀 그렇지만...작년 10월 3일(개천절) 전까지만 해도 정장하고 잘 어울리지 않는 꽁지머리 하고 다녔지요... ^_^)을 입고, 아이들과 만나려고 합니다. 아이들도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 주겠지요?
졸업식 후기는 졸업식이 끝난 다음에 올리지요... 아마도 내일은 못올리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술을 좀(?) 마실 것 같거든요... 하하...^_^
오늘도 편안한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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