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2004.06.28 세벌식 자판 이야기
오래된 글이네요...하지만 여전히 세벌식을 쓰면서 수정해서 2004년 6월 28일의 글을 다시 올립니다.
지난 토요일에 우리 반 수업시간에 들어갔는데 아이들이 컴퓨터가 이상하다고 하더군요. 글자가 입력이 안 된다는 거에요. 한글을 쓰면 엉뚱한 글자들이 튀어나온다는 것이죠. 그도 그럴것이 제가 일부러 아이들 인터넷 사용하는 것을 좀 방해하려고 글자판을 바꾸어 놓았거든요. 두벌식이 아닌 세벌식으로...
이 사진이제가 집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의 자판입니다. 좀 지저분하죠?
오래되기도 했지만 키보드에 붙어 있는 스티커가 많이 지저분해져서 졌습니다. 자판에 붙어 있는 스티커는 한글 자음 모음부부분에 모두 세벌식 자판의 글자들이 붙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스티커가 필요 없는데 아내를 위해서 붙여 놓았습니다. 이제는 아내도 글자판을 거의 다 외워서 떼어내도 될 듯 하네요.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컴퓨터의 글자판입니다.
[두벌식 자판]
[세벌식 자판]
저는 개인적으로 두벌식 자판을 사용하지 않고 세벌식 자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두벌식을 사용 못하지는 않습니다. 키보드에 써있는 것은 두벌식이니 보면서 치면 칠 수 있지요. 제가 생각할 때 두벌식과 세벌식의 차이라면 한글이라고 하는 위대한 발명품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두벌식 : 왼쪽 - 자음, 오른쪽 - 모음
세벌식 : 오른쪽-초성, 가운데 - 중성, 왼쪽 - 종성
한글이 자음, 모음 체제가 맞을까요? 아니면 초성, 중성, 종성 체제가 맞을까요? 아마도 고등학교때 훈민정음을 배워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글은 초성, 중성, 종성 체제입니다. 초성, 중성은 반드시 써야 하고 종성은 써야 할 경우 초성을 빌려다 쓰는 형태이지요. 일명 '종성부용초성' 따라서 한글을 제대로 표현한 자판은 세벌식입니다.
예전에 타자기는 세벌식을 썼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누구의 머리에서 나왔는지(아마도 미국 물 먹은 사람이겠지요) 한글을 자음, 모음 체제로 해석하고 이를 자판에 적용해서 이상한 형태를 만든 것입니다. 한글을 한글답게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여러분들은 자판을 치면서 잘 모르시겠지만 이상한 글자들이 써지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심코, 아니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쓰고들 계시겠지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하늘 : ㅎ - 하 - 한 - 하느 - 하늘
가지 : ㄱ - 가 - 갖 - 가지
위의 '하늘'과 '가지'라는 글을 두벌식에서 칠 때 화면에 나타나는 순서입니다. 분명 하, 늘, 가, 지 자만 나와야 하는데 갑자기 중간에 '한', '갖'자가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 한번 해보세요... 이러한 현상을 '도깨비불현상'이라고 합니다. 내가 치려고 하는 글자가 아닌 전혀 엉뚱한 글자가 나타나는 것이죠. 한글 자음과 모음 체제로 해석을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즉 초성의 글자와 종성의 글자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세벌식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초성과 종성이 따로 구별되어 있기 때문이죠.
두벌식 자판은 우리 한글체제마저도 영문법의 테두리에 넣어 맞추려고 하는 작태의 산물입니다. 왜 우리 글과 우리 말을 영문법에 맞춰야 하나요? 한글을 병신 만들 일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세벌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키보드에는 두벌식이 그려져 있지요. 세벌식이 그려진 자판은 시중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벌식을 사용하는 사람이 적기도 하겠지만 그 적은 사람을 위한 배려는 전혀 하지 않는 것이죠.
5공때 전두환에 의해 만들어진 이상한 글자판인 두벌식 자판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벌식이 글자판의 표준으로 되어야 한글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존의 컴퓨터에 있는 두벌식 자판은 그냥 놔둔다고 하더라도 새롭게 만들어지는 컴퓨터는 세벌식을 기본을 채택하고, 새로 글자판을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세벌식을 교육하는 것이 한글을 제대로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아한글에서자판을 세벌식으로 바꿔보시고 Alt-F1 을 눌러 화면을 보면서 한번 연습해 보세요. 아니면 한컴타자연습에서 세벌식 자판을 연습해 보시든지요. 아마도 좀 어색하겠지만 우리 한글을 살릴 수 있는 길입니다.
[새길]
'이런 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4.07.01 저, 담배를 끊(X)습니다... (3) | 2004.07.01 |
---|---|
2004.06.30 내가 만든 전등갓 (3) | 2004.06.30 |
구름위의 천사들 (3) | 2004.06.22 |
2004.06.16 우리는 MS의 노예인가... (4) | 2004.06.17 |
기분이 좀 풀리기를 바라며... 벚꽃 (2) | 2004.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