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스승의 날 풍경...
이런 저런 이야기
2005. 5. 16. 09:12
지난 토요일, 우리 반 교실에 들어가려는데아이들이 교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더군요. 뭔가를 준비하는 듯 했습니다.
다시 교실에 가보니 교실 입구에 8장의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교실에 들어서니 칠판에는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글을 써 놓았더군요. 교탁에는 조촐하지만 과자와 음료수로 파티를 준비해 놓았구요.
아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고민을 하다가 농부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선생님은 학교의 1년이 끝나는 종업식이나 졸업식때는 1년 농사를 다 지었다고 말하곤 하지.
선생님은 농부라고 생각을 한단다. 아이들을 키우는 농부.
농부가 1년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작물을 키워내고 즐거워하듯이 선생님들은 너희들을 키우면서 즐거워 한단다.
하지만 농부와 선생님은 약간 다른 점이 있지.
농부는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1년만에 나오지만, 선생님들의 농사는 1년만에 나오지는 않는단다.
너희들이 나중에 잘 되어서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선생님들은 생각하겠지.
'내가 농사를 잘 지었구나.'
선생님의 농사가 잘 되려면 너희들이 잘 자라 주어야 한단다.
그래야 나도 나중에 흐믓해 하면서 '농사를 잘 지었구나' 할 수 있을 테니까.
내가 농사를 잘 지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렴."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고 교무실에 왔을 때 음료수 두병이 있었습니다.
병에는 작은 글씨로 프린트가 되어 있더군요.
하나는 학교 모든 선생님들께, 그리고 하나에는 나에게...
나에게 준 음료수를 마시고 미소를 지어봤습니다.
[새길]
'이런 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학기술앰배서더 초청강연 (2) | 2005.06.24 |
---|---|
한겨레의 새로운 섹션 이름에 대하여 (3) | 2005.05.21 |
계발활동시간에... (1) | 2005.05.11 |
과학기술 앰버서더 초청강연 (1) | 2005.05.07 |
모형항공기대회에서... (0) | 2005.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