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제1강 고대의 우주관

[과학] 제1강 고대의 우주관

[이 자료는 2015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 과학 강의를 위해 제작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근거로 제작한 원고이며, 동영상 강의는 따로 제작하여 유튜브와 이곳에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과학 첫 번째 강의주제로 ‘고대의 우주관’을 골라 보았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탈레스에서 지구중심의 천동설을 완성한 프톨레마이오스까지 우주관을 중심으로 알아보자.


이번 강의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그 인근의 철학자들의 물질론과 우주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먼저 탈레스(BC640 – BC546)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다.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보았다. 대지는 원반처럼 생겼다고 보고, 그 위와 아래에 항상 물이 있으며, 대지는 물에 떠 있고, 비는 대지 위에 있는 물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이 풀어지면 안개와 구름이 되고, 물이 뭉치면 얼음과 바위가 된다고 생각했다. 또 이 대지는 물의 힘으로 형성되고 그 예로 나일강의 삼각주를 들며 물이 생명의 근원이라고 주장하였다.

우주의 근원을 ‘불’로 본 철학자도 있었다. 이 사람은 헤라클레이토스(BC540 – BC475)이다. 그는 불이야말로 만물의 원질이며, 모든 사물은 불이 변성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타고 있는 불꽃은 자연의 보편적인 움직임과 변화의 상징이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불꽃 속에는 항상 대립과 갈등, 그리고 투쟁이 존재하므로 운동과 변화가 필연코 일어난다고 보았다.

탈레스와 헤라클레이토스의 사상을 이어받은 엠페도클레스(BC490 – BC430)는 만물의 근원을 흙, 물, 공기, 불로 보았다. 이 4원소를 결합하고 분리하는 힘은 ‘사랑’과 ‘미움’이라고 보았다. 사랑하는 원소들끼리는 결합하고, 미워하는 원소들끼리는 서로 분리가 되고 우주는 사랑과 미움에 의해 결합과 분리가 영원히 계속된다고 보았다.

별의 움직임으로부터 우주의 형태를 주장한 학자로는 유독소스(BC408 – BC355)를 들 수 있다. 유독소스는 모든 천체의 운동궤도는 지구를 중심으로 하는 동심원을 그리며 돌고 있고, 안쪽의 구의 회전축을 바깥쪽 구면에 끼게 하고, 각 천구는 일정한 속도로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다는 동심천구설을 주장하였다.

이렇듯 여러 철학자들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BC384 – BC322)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질의 근본 원인이 되는 성질을 온(溫 ), 냉(冷), 건(乾), 습(濕)으로 보고, 이 조합에 의해 우주의 근본물질인 물(냉+습), 불(건+온), 공기(습+온), 흙(냉+건)이 생긴다고 믿었다. 그리고 온+냉, 건+습에서는 극과 극의 성질이므로 아무것도 생길 수 없다고 보았다. 지상을 구성하는 원소인 흙, 물, 공기, 불과는 달리 천구를 구성하는 물질은 제5원소로 에테르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고, 지상과 천상은 전혀 다른 물질로 되어 있다고 우주의 모습을 그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4개의 원소로 구성된 지구와 에테르로 구성된 천구의 운동이 다르다고 보았다. 무거운 원소인 흙, 물은 우주의 중심인 대지를 향하여 하강하는 운동을 하고, 가벼운 원소인 공기와 불은 성스러운 천구 쪽으로 향하여 상승한다고 보았다. 이런 운동에는 자연운동과 강제운동으로 분리하여 설명하였다. 지상에서 일어나는 자연운동은 직선운동으로 천하고 일시적인 운동으로 보고, 천상계에서 일어나는 자연운동은 원운동으로 보고, 신성하고 불변하는 운동으로 보았다. 그 이외의 운동은 부자연스러운 강제운동으로 보았다.

자유낙하운동은 원소가 원래 장소로 복귀하는 운동으로 보고 직선운동을 하는 자연운동으로 보았다. 포물선 운동은 곡선을 그리며 운동하므로 강자운동이고 부자연스러운 운동으로 해석했다. 강제운동은 물체에 가해진 힘이 주위의 매개체를 통해 밀어내어 나아가게 하지만 그 힘이 약해져서 힘을 전부 잃으면 자연운동으로, 즉 직선운동으로 변화된다고 보았다.

또한 물체의 운동 속도는 물체의 무게에 비례하고, 매개체의 밀도에 반비례한다고 보았다. 즉, 물체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았다. 매개체가 없으면(즉 밀도가 0이면) 물체의 운동속도가 무한대가 되므로 매개체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즉 아무것도 없는 진공은 존재할 수 없다고 보았던 것이다. 이 사실로부터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요한 명제중 하나인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라고 하는 것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유독토스의 우주관을 조금 더 확장해서 우주를 59개의 동심구로 구성된다고 보고 지구가 그 중심에 있다고 보았다. 지구는 다시 4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래에서부터 흙, 물, 공기, 불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고, 나머지 55개 구층에 해당하는 천구가 있다고 보았다. 천구를 구성하는 층은 아래에서부터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선, 목성, 토성의 순서로 되어 있고 가장 윗층에는 항성이 있는 하늘로 보았다. 이러한 천구의 운동의 근본적인 원천을 원동력(prime mover)로 보고, 우주가 만들어 지는 순간 천구에 완벽하고 영원한 운동을 부여했고, 이 원동력에 의해 그 아래에 있는 천체들이 움직인다고 보았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철학자들의 생각은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내용이지만 고대 그리스에도 현재의 사실과 부합하는 생각을 가진 학자들도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사람이 에라토스테네스(BC 276 – BC 194)이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알렉산드리아에 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연구소인 뮤세이온(museion)을 관리하던 학자로 천문학 및 지리학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학자이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업적으로 지금까지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은 지구의 크기 측정이었다. 그는 하짓날 정오에 이집트의 남쪽 시에네(지금의 아스완)에서 태양이 천정에 오고 시에네보다 북쪽에 있는 알렉산드리아에서는 태양이 천정에서 기울어지는 사실을 관측하였다. 그는 그 차이가 지구의 표면이 둥글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지구는 완전한 구형이고, 태양에서 오는 빛은 평행광선이라고 가정하고 지구의 크기를 측정하였다.

그림에서와 같이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 사이의 원호가 지구의 중심에서 이루는 중심각과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막대와 태양이 이루는 각이 같다고 가정하고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 사이의 거리의 비를 이용하여 지구 둘레의 길이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를 현재의 결과로 쓰면 44500km로 현재 지구 둘레의 길이 약 40,000km와 비교했을 때 10%정도 크게 측정했다. 그러나 그 당시가 관측방법이나 관측기구가 불충분했던 시대라고 생각하면 에라토스테네스의 측량방법이나 그 결과는 매우 훌륭했다.

고대 그리스 최대의 천문학자를 꼽으라고 한다면 히파르코스(BC190 – BC125)를 꼽을 수 있다. 히파르코스의 업적 중에 하나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측정한 것을 들 수 있다. 행성에 대한 달의 위치를 측정하여 달의 시차를 구하고 동시에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했다. 그의 측정 결과에 의하면 지구와 달사이의 거리는 지구 직경의 30배라는 값을 얻었고, 그 전에 에라토스테네스에 의해 구한 지구의 크기를 이용하면 약 380,000km라는 값을 얻을 수 있다.

천문학에서 히파르코스의 업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1000개 넘는 밝은 별들의 밝기와 위치를 표시한 성도표의 제작이다. 이 성도표에는 별의 위치가 위도와 경도로 표시되어 있어 지금의 지도에서 장소를 표시하는 방법과 같은 방법으로 표시하였다. 당시에 볼 수 있었던 가장 밝은 별 20개를 1등성으로 하고 육안으로 겨우 보이는 별을 6등성으로 하여 밝기에 따라 여섯 가지로 분류하였다. 이 분류법은 좀더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정의되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고대 천문학을 집대성한 사람은 알렉산드리아의 천문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AD83 – 168)이다. 프톨레마이오스는 과거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하고, 히파르코스와 다음 시간에 이야기할 아리스타르코스(BC320 – BC230)의 연구성과들을 모으고, 자신의 견해를 추가하여 지리학과 천문학을 중심으로 한 백과사전인 알마게스트(Almagest) 13권을 저술하였다. 알마게스트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을 기본으로 하여 행성의 역행과 밝기 변화를 설명하기 위하여 피타고라스의 등속원운동과 아폴로니우스의 주전원의 개념을 도입하여 설명하였고, 이 우주관은 16세기까지 우주론의 표준이 되었다.

지금까지 고대 우주론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1강에서 이야기한 것 중에 지금 옳다고 판단되는 것은 에라토스테네스의 지구 크기 측정 뿐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 옳지 않은 것이 옳은 것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다음 시간에는 기원전 학자이면서 태양중심설을 주장했던 아리스타르코스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 하면서 그의 주장이 어떻게 해서 묻히게 되었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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