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15 집에서 키우는 야생화?

과학이야기/생명과학 2004. 9. 15. 17:17

날씨가 우중충 하네요. 오늘도 정신 없이 지나갔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장학지도 준비하느라 고생했는데 오늘 모두 끝이 났습니다. 후련하다기 보다는 좀 답답하다는 느낌이 좀 드네요. 이유는 국회의 국정감사랑 비슷 하다고 생각하면 될것 같구요...

꽃이야기를 쓴지도 꽤 된 듯 하네요. 오늘은 전에도 올렸던 괭이밥입니다. 물론 사진은 다른 사진이구요... 사진 정보를 보니 7월 27일에 찍은 사진이네요...찍은 시간으로 보면 태백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돌 틈에 핀 꽃을 찍은 듯 합니다. 누가 심어놓았을 리는 없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누구의 시선도 받지 않고 잘 자라고 있는 모습입니다.




전에 쓴 괭이밥에 대한 글에서 '느티나무그늘'님은 '사람들 시선받기 쉽지 않은 꽃'이라고 괭이밥을 평가하시더군요. 정말로 시선받기 위한다면 꽃도 크고 화려한 것으로 태어났겠죠. 그러나 그러한 시선을 받는 화려한 꽃들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꺽이거나 옮겨심어지고 오직 사람들만을 위해 살아가게 되겠죠... 주는 물과 양분만 빨아 먹으며...

여러 사람들이 '집에서 키우는 야생화'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이 표현을 잘 보면 어딘가 맞지 않는 곳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사람 손에 의해 키우는 꽃이 야생화가 될 수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산과 들에서 살던 꽃들이 사람들 손에 의해 키워진다면, 키워지는 그 순간부터는 야생화가 아닌 하나의 꽃이라고 봐야되지 않을까요?

우리 학교에도 교감선생님이 산에서 채취한 많은 꽃들이 화분에 담겨서 복도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야생화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정서를 함양한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야생화일까요?과연 채취된 꽃들은 그렇게 키워지는 것을 좋아할까요? 그렇게 꽃을 채취하는 것 자체를 저는좋아 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산과 들에 피는 꽃을 좋아하는 것은 저나 교감선생님이나 마찮가지지만 그 좋아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산에핀 꽃이 좋습니다. 들에핀 꽃이 좋습니다. 그 꽃들을만나러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곳에서 살아 있는 모습을 보며 사진으로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꽃들을 다시 만났듯 한 느낌을 받을 때면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저는 야생화는 야생화일 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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